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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믿었던 엄마의 소름 끼치는 모습, '런'

by wish0070 2025. 6. 26.

가장 믿었던 엄마의 소름 끼치는 모습, '런' 포스터 사진

2020년 개봉한 영화 ‘런(Run)’은 서라 폴슨의 뛰어난 연기력과 정교한 연출, 그리고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한 스토리로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깊은 심리 묘사와 충격적인 반전,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여운이 특징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런’의 결말을 중심으로, 그 속에 숨겨진 복선, 반전의 구조, 그리고 여운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기 전이거나, 영화를 관람 후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줄거리

'런(Run)'은 미국에서 2020년 공개된 심리 스릴러 영화로, 감독 아네쉬 차간티, 주연 사라 폴슨(다이앤 역), 키에라 앨런(클로이 역)이 출연한 작품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헌신적인 엄마와 장애를 가진 딸의 따뜻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점점 밝혀지는 진실은 관객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습니다. 이 영화는 머닌하우젠 대리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by Proxy)이라는 정신질환을 중심 테마로 삼아, 통제와 집착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이야기는 시골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클로이 셔먼은 선천성 질환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며, 당뇨, 심장 질환, 호흡기 문제 등 다양한 병을 앓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녀의 어머니 다이앤은 그런 클로이를 17년 동안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키우며 헌신적으로 돌봅니다. 클로이는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고, 매일 다이앤에게 철저히 관리받으며 살아갑니다. 클로이는 대학 입학 허가서를 기다리며, 세상 밖으로 나갈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다이앤이 가져다주는 약 중 초록색 캡슐의 이름이 트리구신(Trigoxin)인데, 클로이는 그것이 뭔지 궁금해 컴퓨터로 검색하려 합니다. 그러나 집 안의 인터넷은 철저히 차단되어 있습니다. 결국 외부 도서관까지 가서 조사한 결과, 트리구신은 사람에게 쓰이는 심장약이지만, 다이앤이 클로이에게 먹인 캡슐은 외형이 전혀 다릅니다. 약국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그것은 사실 개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동물용 근이완제였습니다.

클로이는 자신이 그 약을 복용함으로써 걷지 못하게 된 것이며, 엄마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고, 그녀는 다이앤이 자신의 병을 조작해왔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클로이가 출생한 병원에서의 기록을 찾던 중, 그녀는 자신이 다이앤의 친딸이 아니라 유괴된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17년 전, 다이앤은 조산으로 태어난 딸을 잃은 후 병원에서 건강한 다른 아이를 납치해 지금까지 클로이로 키워온 것입니다. 클로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픈 아이가 아니었으며, 다이앤이 의도적으로 건강한 아이에게 약을 먹이고 병든 척하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후 클로이는 집을 탈출하려 하지만, 다이앤은 그녀를 끊임없이 통제하고 위협하며 도망을 막습니다. 클로이는 독성 약을 스스로 삼켜 병원에 실려가며 결국 탈출에 성공합니다. 병원에서 다이앤은 체포되며, 클로이는 사회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되찾게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몇 년 후, 클로이가 여전히 휠체어를 탄 채 다이앤을 감옥 병동에서 면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클로이는 그동안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통제하고 망가뜨린 어머니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 과거에 다이앤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클로이 역시 다이앤에게 약을 먹이기 시작하며 복수를 암시합니다.

영화 속 복선

‘런’은 철저하게 계산된 구조를 지닌 작품입니다. 초반부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후반부의 큰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복선으로 작용하며, 관객이 전개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듭니다.

가장 대표적인 복선은 약 상자입니다. 클로이가 복용하는 ‘트리구사이드’라는 약은 처음에는 관객에게도 그냥 신경계 질환을 위한 의약품처럼 보이지만, 클로이가 약의 정체를 파악하고 약국을 통해 사람이 아닌 개에게 처방되는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습니다. 이 장면은 클로이의 의심과 관객의 충격을 동시에 유도하며, 그간의 여러 정황들이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되는 계기가 됩니다.

또 다른 복선은 클로이의 제한된 환경입니다. 집 밖을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게 하고, 학교나 친구들과의 소통도 단절시키는 어머니 다이앤의 태도는 표면적으로는 ‘보호’처럼 보이지만, 점차 그것이 철저히 통제와 감금을 위한 수단임이 드러나죠. 심지어 인터넷조차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고, 전화도 감시하에 이뤄진다는 점은 영화 초반부터 무언가 이상하다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외에도, 다이앤이 집을 떠나면 항상 문을 잠그는 습관, 식사에 들어가는 약의 가능성, 의료 서류의 숨김 등 작은 디테일들이 정교하게 엮여 있습니다. 이러한 복선은 단순히 반전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관객이 점차 불안을 느끼고 클로이의 관점에 이입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소름 끼치는 반전

‘런’의 가장 큰 힘은 강렬한 반전 구조에 있습니다. 초반에는 단순히 병약한 딸과 헌신적인 어머니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중반 이후부터 점차 드러나는 진실은 이들의 관계를 완전히 뒤집습니다.

우선, 클로이는 선천적으로 질병을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어머니 다이앤이 자신에게 고의로 병을 유발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충격적인 수준을 넘어, 관객이 스토리 전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결정적 장치입니다. 다이앤은 '뮌하우젠 증후군 대리(Munchausen by Proxy)'로 추정되는 행동을 보입니다. 즉, 타인의 건강을 해치면서 주의를 끌고, 보호자 역할에 집착하는 정신질환을 지닌 것입니다.

더 큰 반전은 클로이가 사실 다이앤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이앤은 병원에서 자신의 아이가 죽자, 다른 산모의 건강한 아기를 유괴한 것입니다. 이 사실은 클로이의 출생증명서와 과거 병원 기록을 통해 밝혀지며, 관객에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공포를 선사합니다.

결국 후반부에는 클로이가 자신의 힘으로 도망쳐 병원까지 도착하고, 다이앤이 딸을 다시 데려가려다 체포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다이앤은 병적으로 집착하며 울부짖고, 클로이는 상처받고 배신감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죠. 그 순간, 모녀 관계는 완전히 붕괴되고, 권력과 통제의 주체가 전환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진정한 클라이맥스는 마지막 장면에 있습니다. 몇 년 후, 휠체어를 탄 클로이가 교도소 병동에 있는 어머니를 면회하며, 또 다른 약 한 알을 입 안에 넣어주는 장면으로 끝나죠. 이 장면은 오싹한 복수의 상징이자,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클로이는 이제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고, 어머니는 그녀의 통제 아래에 놓인 것입니다.

'런'은 극도로 제한된 공간과 인물로도 얼마나 강력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클로이 역을 맡은 키에라 앨런은 실제로 하반신 마비를 겪는 배우로, 헐리우드에서 장애를 가진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한 드문 사례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라 폴슨은 병든 모성애와 집착을 소름 끼치게 연기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은 부모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감춰진 통제욕이 어떻게 폭력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묘사하며, 전 세계 관객에게 묵직한 충격과 경각심을 안긴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