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스터리 스릴러 마녀 1,2 비교하기

by wish0070 2025. 6. 12.

마녀 시즌1 포스터 사진

‘영화 마녀’ 시리즈는 초능력 액션물이 아닌, 감독 박훈정이 그려낸 세계관의 뼈대를 체계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1편의 단선적 서사와 2편의 다층적 구성은 서로 다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드물게 시도된 세계관 기반 서사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녀 시리즈의 전체 스토리 흐름, 캐릭터 분석, 그리고 감독이 숨겨놓은 철학적 메시지를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마녀 시즌1 스토리와 주요 해석

‘마녀’ 1편은 2018년 여름 개봉 이후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영화입니다. 평범한 농촌 소녀로 자란 ‘자윤’이 사실은 정부의 생체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초능력 실험체였다는 설정은 단번에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중반 이후 영화가 급격히 장르를 전환하는 방식은 파격적이면서도 치밀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기억상실’이라는 고전적 장치를 현대적인 플롯 트위스트로 재해석한 구조입니다. 자윤은 자신이 누군지를 잊고 평범한 삶을 살지만, 잔인하게 현실이 들이닥치면서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정체성 회복이 아니라, ‘억눌림’과 ‘자각’, 그리고 ‘각성’이라는 세 단계의 상징적 서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박훈정 감독은 자윤의 “진짜 나를 보여줄까?”라는 대사를 통해, 이 영화가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 구도에 갇힌 액션물이 아님을 선언합니다. 자윤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며, 순수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인물입니다. 이러한 이중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윤리적 혼란을 유도하며,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기준이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자윤의 부모 역할을 하는 양부모의 존재 역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실험체 자윤에게 ‘가정’이라는 안식처를 제공하지만, 결국 자윤은 그 안에서도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는 과학적 통제가 개인의 삶을 얼마나 침범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마녀 시즌2 세계관 확장과 인물 변화

‘마녀 2: 더 다른 이야기’는 속편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주인공과 지역, 인물 구도로 시작됩니다. 관객은 익숙한 자윤 대신 이름 없는 ‘소녀’와 함께 낯선 연구소에서 탈출하는 장면으로 영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는 박훈정 감독이 2편부터 본격적으로 다중 세계관 구축에 들어갔다는 증거이며, 전작보다 한층 복잡한 인물 구도와 국제적 배경 설정이 도입됩니다. 특히 2편에서 강조되는 조직 ‘위치(WITCH)’의 존재는 마녀 시리즈가 단일 영화가 아닌 장기 프로젝트임을 암시합니다. 이 조직은 단순히 과학 실험을 진행하는 배경이 아니라, 자본, 권력, 생명윤리 등 다양한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상징화하는 메타포로 기능합니다. ‘소녀’는 이전 자윤과는 다른 성격의 실험체로 묘사되며, 그녀는 말보다 시선과 행동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캐릭터로 설계되어 관객에게 더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2편은 마치 프리퀄과 시퀄을 동시에 품고 있는 듯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기존의 서사적 주체였던 자윤은 후반부에 조연으로 등장하여 중심 줄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영화 속 세계관이 자윤 개인을 넘어 보다 넓은 집단적 갈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2편에서는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사용하는 초능력 실험체들이 등장함으로써, 박훈정 감독이 한국적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한 이야기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녀’라는 타이틀이 여성 중심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으며, 이는 액션 영화의 기존 남성 주도 구조를 전복하려는 감독의 의도적 전략입니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 속 세계관과 메시지

박훈정 감독은 ‘마녀’ 시리즈를 통해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드문 균형을 추구합니다. 그의 세계관은 단순히 초능력자의 탄생과 성장기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배경에 숨겨진 사회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삽입합니다. ‘권력은 통제를 요구하고, 통제는 윤리를 파괴한다’는 주제는 1편과 2편 모두에서 강하게 드러나며, 인간의 실험 대상화, 생명 윤리의 경계, 자본과 과학의 결탁 등 다양한 비판 요소로 확장됩니다. 특히 박 감독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액션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윤과 소녀는 모두 감정과 본능, 학습된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며, 그들의 고통은 단지 초능력 실험의 부산물이 아닙니다. 이는 현실에서 여성들이 겪는 억압과 통제의 은유일 수 있으며, 감독은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은유적 비판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박 감독은 선악 구분이 모호한 캐릭터를 선호합니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단적인 도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복잡성과 다층적 감정을 직면하게 하며, 정형화된 캐릭터보다는 회색 지대 속 인간을 통해 더 깊은 몰입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기법은 향후 마녀 시리즈가 3편, 4편으로 이어지더라도 충분한 긴장감과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박훈정 감독의 세계관은 단순히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도구화되고 있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에 대한 응답입니다. 초능력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개발되고, 어떤 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는가를 보여주는 방식은 현대 사회의 현실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마녀’ 시리즈는 박훈정 감독의 연출 세계관이 집약된 작품이자, 한국형 세계관 액션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프로젝트입니다. 자윤과 소녀를 통해 보여주는 인간 내면의 복합성과 통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이 영화를 단순한 장르영화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마녀 시리즈를 다시 한 번 감상하며, 그 속에 담긴 감독의 세계관과 메시지를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